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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한국영화계에서 강우석을 뺀다면 무엇이 남을까? 이러한 질문이 너무 오버스럽다 생각할지 몰라도 현재 충무로의 큰손을 꼽자면 단연 그가 으뜸인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충무로 영화판에 깃을 올린 그가 몇몇 우울한 작품들을 겪어가며 지금의 한국영화 파원 넘버원의 자리까지 올라오게 된 과정에서는 잘 갈아놓은 칼의 날 처럼 번뜩거리는 그의 수완이 곳곳에서 빛나고 있다. 그의 성공의 신호탄은 <투캅스>에서 시작된다. 헐리웃의 영화들이 한국시장을 야금야금 점령해 더이상 한국영화의 설자리가 없어 보였던 그 시기 <투캅스>의 성공은 한국영화계에 한줄기 빛을 가져다 준것 처럼 그에게도 고속 엘리베이터를 제공해 주었다. 하지만 고속 엘리베이터의 어지럼증 탓인지 <투캅스>이래로 그는 비틀거리기 시작한다. 그뒤의 영화들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며 그의 부담

은 커져만 갔고, 시네마 서비스의 독자적인 배급라인 형성은 그를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을 만들게 되었다. 하지만, 절대지존에게 적이란 필수불가결한 것. 그의 힘이 충무로에 미치는 영향은 '나쁜 것' 보다는 '좋은 것'이 더 많았다. 철저한 흥행 영화를 연출하고, 제작하 가며 모은 돈으로 그는 자신의 배를 불리지 않았다. 끈임없이 될 영화들에 투자를 해가면서도 대외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여줄 수준있는 영화들에도 많은 투자를 아까지 않았던 그의 행보는 분명 악보다는 선이였다. 그렇게 제작자로서 투자자로서 온갖 시기와 질투를 한몸에 받던 외로운 권력자는 슬슬 본업이었던 연출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리고 연출의 기나긴 공백을 깨며 <공공의 적>을 세상에 내놓는다. <공공의 적>을 만들 당시의 마음은 구지 듣지않아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제작자로서 많은 감독들에게 감나라 콩나라 간섭했던 그가 그 감독들의 눈에도 보일 <공공의 적>을 만들며 느꼈을 부담감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는 "역시" 강우석 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장르영화. 장르영화에는 깐깐했던 평론가들 입에서도 "장르영화 만들려면 이렇게 만들어야지" 라는 평가를 얻어내며 강우석은 감독으로서의 자신의 감각을 잃지 않았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지금 그는 내노라하는 한국의 배우들을 실미도로 집결 시켰다. 지금껏 그가 해왔던 영화와는 다른 노선을 걷게될 실미도. 이미 그의 전작들을 겪으며 그의 코미디적, 장르적 감각에 찬사를 보낸 충무로는 실미도로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의 그는 왕좌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않고 있지만 최고는 올라가기보다 지키기가 어려운법! 앞으로도 우리는 한국영화의 흥망성쇄와 함께할 그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충무로의 '쌈마이' 김상진 감독은 '영화란 가볍고 재미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간단하지만 뚜렷한 자기 영화관을 가지고 있다. 한양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김상진 감독은 강우석 감독 밑에서 조감독 생활을 거친 후 첫 데뷔작 <돈을 갖고 튀어라>를 연출한다. 당시 서울관객 20만명을 불러 모으며 괜찮은 흥행 스코어를 기록한 그는 진지한 액션영화 <깡패수업>으로 잠시 외도를 하고선 <투캅스 3>의 연출을 맡는다. 하지만 주종목으로 돌아온 코미디에서 예상밖의 부진을 경험하고 그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1년여의 긴 고민 끝..그의 이름을 세상에 견고하게 박아놓게 되는 <주유소 습격 사건>이라는 다소 엉뚱한 영화가 충무로에 나타난다. "감독? 김상진이군..난 그사람 영화 별루던데..ㅡ_ㅡ배우는?어랏..단체로 나오네? 이성재..유오성..훔..유지태?.. 강성진?..코미디 영화라..그런데 이영화 될까?? 미지수야 미

지수..뒤집어지게 재밌지 않는한 글쎄.."<주유소 습격사건>을 처음 접한 나는 이런 무지한 생각들을 했었다. 하지만 결론은? ..모두들 알다시피 영화는 정말 뒤집어지게 재미 있었다. 대박! 그렇다 대박이었던 것이다. 배우들의 이름 뒤에 붙었던 '?'는 '!'표로 대치 되었으며 김상진 이라는 사람은 순식간에 식어가던 코미디의 불씨를 다시한번 활활 타오르게 하는 코미디계의 젋은 피로 급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흥행은 계속된다. 모범생과 불량학생의 교묘한 크로스 인생을 보여주며 깜찍한 로맨스까지 곁들인 <신라의 달밤>은 다시한번 그를 화제의 대상으로 표면에 끌어올렸고, 여세를 몰아 <광복절 특사>에서는 자신이 열어제친 조폭 코미디와의 아듀를 선언하며 코미디의 새로운 방향의 제시하기도 했다. 사회적 문제아들의 영웅화와 더불어 '웃어!! 이래도 안웃어??'하는 식의 웃음 코드는 이제 그의 영화를 찾게되는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 '쌈마이 정신'을 외치며 거침없이 나아가는 그는 그러나 영화에 대한 확고함 만은 잃지 않는다. 가볍고, 재밌게, 엔조이 하는 마음이 가득한 영화! 그래서 그의 영화는 유쾌하다. 지금도 그 어디에 선가 프레시한 웃음만을 생각하고 있을 김상진! 다음엔 어떤 문제아들이 우리를 웃게 만들것인지.. 그의 영화가 난 궁금하다.

윤제균의 필모그래피는 심플하다 못해 아주 단촐하다. 단 두편, <두사부일체><색즉시공>으로 연타 홈런을 날리며 당당히 코미디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윤제균 감독. 처음 <두사부일체>라는 영화를 접했을때는 나는 이 못된 버릇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영화의 흥행여부를 주판을 튕기며 계산하고 있었다. 소재는 신선했지만 여전히 조폭 코미디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영화라고 생각했던 나. 스터 비주얼을 보니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듯이 "그래, 나 또 조폭이다 왜!" 라는 카피가 내 뒤통수를 후려친다. 오히려 "그래서 어쩔건데~~"라고 배째라는듯 나를 노려보는 이 영화! 괘씸해서라도 한번 봐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팜플렛하나 손에들고 도도하게 극장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 영화. 참묘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집어지게 웃긴건 분명한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찐한 감동이 밀려온다. 코미디와 드라마의 어설픈 믹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설픈 믹스라고 한 수 접고 보기엔 감동의 농도가 남달랐다. 그렇게 첫 데뷔작으로 만루홈런을 친 그! 그 묘한 느낌이 가시기도 전에 '色'스러움이 가득한 영화를 가지고 다시 돌아온다. 이름도 거창한 <색즉시공>이 바로 그의 두번째 영화. 이 영화는 여러모로 윤제균 감독에겐 부담이 됐을 영화이다. 대박 후의 영화작업. 처음보다 더 나은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감독의 마음이 오죽 했을까? 부담을 양어께에 짋어지고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 개봉한 <색즉시공>은 다행히도 합격점을 받아낸다. 스크린 속 코미디의 날이 좀 더 날카롭게 느껴지고, 슬랩스틱의 정수를 보여주듯 임창정의 원맨쇼가 이어진다. 그리고 <두사부일체>에서 보여주었던 찐한 감동은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더욱 찐하게.. 적어도 나에게 윤제균 감독은 단 두편의 영화로 코미디 영화란 이런것! 이라는 멘트를 날릴만한 감독이 된 것처럼 보였다. 윤제균 감독은 <색즉시공>을 통해 '사랑은 이런것' 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코미디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사랑의 고귀함이라니..참 아이러니한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메세지는 강력하게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이제 막 채워지기 시작한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며 한국 코미디를 짊어 질 괜찮은 인물이 나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는 즐기리라, 그만의 코미디를..그리고 느끼리라..그가 전해주는 아이러니한 감동을.. 그리고 이쯤에서 접으리라..한수 접어 영화를 바라보는 나의 못된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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